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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루들

제주, 해피 써니데이 (7월 여름)

방학 맞이, 홀로 제주 여행을 계획하는 써니를 따라간 제주 ✈️ 그리고 나는 3일 알차게 놀고, 더위를 잔뜩 먹고 돌아왔다!! 이건 단순 더위가 아닐 거라며 피검사까지 해버린 나는 “이상 없는 건강한 사람”이라는 의사 선생님 말에 힘을 얻어 포스팅을 써보겠다.

Day 1) 똑똑한 사람
풍차의 손익분기점을
아시는 분은 연락 주세요.


우리 엄마도 정말 웃긴 게, 은희랑 나랑 어떻게 친해진 건지 물어본다. 은희는 심화반이었고 나는.. 공부와는 거리가 멀었기에.. 그렇게 공부 잘하는 친구랑 네가 어떻게 친해진 거니(?) // 으니도 “울 엄마가 공부 못하는 애랑 친구 못하게 하는 데 너랑 친하게 지내는 건 좋아해” ㅋㅋㅋㅋㅋ나 웃어야 해? 울어야 해?

저 자기주장 강한 가방을 내가 어디서 봤더라~ 했더니,  은희가 저 가방을 메고 등하교하던 모습이 생생하다~ 이왕이면 담요까지 두르고 나타나주라며 으니에게 조잘거렸다.

여행 오기 전, 내내 비가 온다던 날씨예보에 “가는 건 둘째치고 돌아올 수 있을까? 노트북을 챙겨야 하나?”를 고민했지만 날씨요정 써니와 함께 하니 완전 화창하자나~

웃긴데, 뭔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었다. 나는 큰 취미생활을 하지 않다 보니 새로운 환경과 사람들을 경험해 볼 일이 없는 편이다 보니, 이번엔 게스트하우스를 가보자며 은희에게 말했고 대신 사람이 많지 않은 게스트하우스 파티가 없을까? 하는 나의 요구사항에 맞춰 으니가 찾은 맞춤 게하, 우린 재미없으면 나오자며 사전 논의를 마쳤다.

저번 제주 여행에도 왔던 버거집, 햄버거 알바를 하고도 햄버거가 질리지 않냐고요? 전혀요~ 우린 뚜벅이었고, 다행히 숙소 도보 15분 이내 거리에 있던 수제버거집을 웨이팅도 없이 먹을 수 있었다.

바로 3분 이내 거리에 위치했던 카페까지, 정말 정말 화창했던 날씨와 제주 바다 바람은 완벽했다! (더웠던 것은 생략) 이직을 하게 된다면 꼭 1주일 여행을 오겠다고 다짐했는데… 뜻대로 흘러가는 게 하나 없는 이 하루하루가 얼마나 재미있는가…

으니와 같이 물멍(?)을 하던 중에 “저 풍차가 ~ 그래서 저 풍차의 손익분기점~” 갑자기 딥하게 들어가길래 무슨 내용을 말하는지 관심도 없는 나는 머릿속에 은희가 뭐랬는지 기억에 남지 않았다. 한 번도 그런 것들이 궁금해 본 적이 없었고 기회를 준다고 해도 궁금하지 않은 나와는 달리 이것저것 궁금한 게 많던 은희, 그러면서 하는 말 “난 F인 똑똑한 이과 남자가 좋아, 내 궁금함을 풀어줄 수 있는 … ” 도움이 못 되어 미안하구나..

너무 홀로 펄럭 거리는 나의 블라우스 ,,
알아서 눈 감으세요~ 좋은 구경거리는 없으니…

오션뷰 혹은 채광 맛집이 아닌,,, 바나나 파운드케이크 맛집이었던.. 이름 기억이 안 나는 제주 카페. 다른 후기들을 보니 파운드 말고도 다른 디저트들을 팔고 있었다. 다음에도 갈 기회가 된다면 다른 디저트들을 먹어봐야겠다~

이게 바로 요즘 카페 근황 (?)

게스트하우스 파티에서 찍어주신 사진, 실은 진짜 당황했다. 일행끼리 같이 앉을 수 없고 꼭 떨어져 앉아야 한다던 주인장의 말에 ‘미리 알려줬다면 안 왔을 … 파티..’ 주어진 자리에 앉아서 어색함을 가지고 있다가 마침 같은 테이블에 사람들이 모두 전남권 사람들이었고, 한 분은 마케터! 나랑 비슷한 듯 다른 듯 같은 필드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서로 무슨 일 하는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고 너무너무 좋았던 것은 이성 관련한 이야기를 하나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 좋았다. 각자 어떤 취미를 가지고 있는지 여행 와서 무엇들을 하고 이후에 어떻게 돌아다니는지,, 이야기들을 하다 보니 점점 긴장도 풀리고 ~ 그중 한 분은 내가 다니는 스터디에 영입까지 해버렸다. (이후에 그분은 스터디에 참석했고 다행히 첫날은 괜찮았다고 하셔서 내심 뿌듯했고 다음 모임 때 뵙는 걸로 했다~)

게하 사람들 따라간 2차! 실은 이때 따라갈 생각이 아니라.. 분명 바다를 본다고 해서 바다를 보러 나간 것인데… 바다파 사람들은 이미 나가버렸고, 남겨진 사람들은 2 차파라고 해서 일단은 따라 나갔다. 다른 테이블의 사람들이라 신선했는데, 직업이 진짜 다양했다. 군인인데 휴가를 혼자 여행을 하며 에너지를 충전하는 친구도 있었고, 댄서인 사람도 있었고, 건축일을 하는 친구도 있었고 다들 어쩜 저리 낯가림도 없이 친하게 지내는지 그들의 친화력을 계속 구경하고 있었다.

Day 2) 실수도 잘못이다. (너 T야?)

모닝 러닝을 하고 온 은희가 테이블에 올려둔 파워에이드, 무심히 “너 먹어”라길래 나는 아~ 먹기 싫은가? 했는데, 나를 주려고 사 온 거라던 그녀 so sweet
난 늘 이런 식..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넌씨눈 삶... 뭘 해주거든 티를 내주세요.

유일하게 은희에게 가고 싶다고 했던 바리메, 분명 블로그 포스팅에서 족은 바리메가 아니라 바리메로 가라고 … 분명 내가 그 글을 봤는데… 여기서 단단히 잘못되었다. (시장조사를 잘하자)

입구 앞에서 은희에게 “우리 올라가다가 몸 바뀌는 거 아니지..?” 시크릿가든 마냥 저 어두운 길을 따라 올라가다 무언가 이상한 일이 생길 것 같은 마음과 누가 한 명이라도 올라가지 말자고 했음 안 올라가도 이상하지 않을 듯 한 분위기가 가득했던 바리메.

새벽에 비가 왔는지,  흙은 모두 젖어있었고 경사는 아주 미쳤다.. 은희는 슬리퍼, 나는 통굽쪼리를 신고 있었고 어째 올라가 보겠다고 올라가는 데 하강 중이시던 두 분이 “여기 엄청 가팔라~ 올라가는 게 문제가 아니라 아가씨들 어떻게 내려오려고 그래?”라고 말씀하셨지만.. 3초 더 올라가다 급하게 포기

혹시나 길을 잃을 까봐, 찍어둔 간판

실수도 잘못이라는 써니 선생님

찍은 사진을 보니, 아기와 같이 스냅사진을 찍고 있던 보기 좋은 가족까지

거짓말이 아니라 벌레가 너무 많아서 사진 찍다가 중도 포기..  + 살 타기 싫었고, 저 티가 얇아서 그깟 더위야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던 나의 대단히 잘못된 판단..

시크하셨던 🐎말 아저씨,
우린 뚜벅이고 들어갈 땐 택시를 탔지만 가려고 보니 잡히지 않는 택시..ㅜ 정신을 무장하며 걸어가는 중에 저 멀리서 말을 타고 오시는 아저씨를 봤다. 가까워질 때 은희가 “우와 진짜 말이에요?” 그랬는데 아저씨가 웃으시면서 “하하 그럼 가짜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긴 하는데, 저 말을 하시고 묵묵히 가시는 게 너무 웃겼다.

어째 저째 걸어 나왔고, 택시를 잡던 중에 은희가 말한다. “우리의 노동은 천 원이야.” 정말 오래 걸었고 더워 죽는 줄 알았는데.. 택시비는 1,000원 차이였다.. 근데 너 T야?

프레첼 샌드위치는 정말 맛있었다. 아쉬웠던 것은 매장이 주로 테이크 아웃으로 운영해서 야외 테라스를 이용해야 했고, 이 순간 나에게 선풍기가 없었다면 … 살아남지 못했을 거야 …는 무슨 이때부터 더위를 잔뜩 먹은 나의 컨디션 최악이었다. 밥을 먹으러 이동하기 위해 탔던 택시는 유달리 에어컨 바람으로 내부는 추웠고, 기사님의 터프한 운전이 멀미를 동반했다. 컨디션 난조로 나름의 응급처치로 잠을 청했는데, 잠깐의 잠도 컨디션을 회복시켜주지는 못했다.

기억 속에 사라진 점심, 속이 너무 안 좋아져서 물회 국물만 열심히 먹었고, 전복죽을 먹으니 속이 다시 울렁거려서 점심을 포기하고 숙소에서 컨디션 회복 겸 낮잠을 자기로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다행히도 2~3시간 자고 일어나니 몸이 괜찮아졌고, 바로 카페로 향했다.

귀여운 고양이 두 마리

핸드드립 커피로 내가 원하는 원두를 선택하면 내려진 커피와 동그란 얼음이 있는 컵을 준다. 처음 각각 나눠진 음료를 받았을 때 ‘양이 좀 적은 듯하네’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조금씩 먹다 보니 양이 적다는 생각보다는 향과 맛에 집중할 수 있었고 일단 저 컵이 너무 탐났다..;;

얼음이 코에 닿지 않도록 주의할 것.. 코가 높다는 게 아니라.. 얼음이 커서…

이제야 배가 고픈 나를 배려해 써니와 수플레 브런치
근데, 너 왜 혼자 계란 다 먹니? 나 프라이 맛도 못 봤다

정말 정말 좋았던 공간, 낮과 밤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게 매력적인 공간이라 누군가 제주 여행을 계획한다면 꼭 추천해주고 싶은 장소이다. 은희는 “데이트하기 좋은 장소”라며 같이 온 대상인 나에게 눈치를 주는 건지 모르겠지만 ^__^ 그건 나도 동의~ 정말 밤까지 여기서 같이 시간을 보낸다면 사랑에 빠지기  딱 좋은 분위기..

써니가 다니는 크로스핏 대표님?이 오셔서 같이 한잔 했다. 처음 뵙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하고.. 잘 모르는 주제이기도 하고 등등 청중의 역할을 맡았지만 크로스핏이라는 취미이자 관심도가 같은 사람들끼리 시간을 공유하며 지낸다는 게 멋있어 보였다. (써니랑 같이 운동하러 오라고 하셨지만. 그거슨 정중히 거절 … )

Day 3) 아침 7시의 제주 바다

제주에 와서 바다를 못 보고 돌아간다면, 아쉽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아침 일찍 알람을 맞춰 홀로 바다를 보러 나갔다 왔다. 은희가 모닝 러닝을 하며 “제주 바퀴가 정말 많다”라는 말에 유의하며 하찮은 나의 0.2 시력에 의지하며 함께 바다를 찾아 떠났다. 혼자 뽕따 아이스크림을 먹고, 제주바퀴를 피해 바다를 멀리서 보고, 으니에게 굿바이 인사를 하고 비행기 타러 떠났다.

+ 이러고 일주일을 더위에 허덕이며 반차, 연차, 반차, 연차… 수액 맞고 피검사하고... 그냥 더위를 무진장 먹어 버렸고 생각해 보니 마땅히 뭔가를 먹지 못해서 기력이 딸렸던 게 아닐까 나름대로 추측하며 앞으로의 더위 이겨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