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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독서

[직장인 독서] 오늘의 기분은 카레 | 에세이 추천 | 온전히 좋아하는 마음

에세이 위주의 책을 찾던 중, 우연히 인터넷에서 추천받은 #오늘의기분은카레 마침 자취 시작하면서, 가장 많이 먹게 된 음식이 된 카레였고, 평범한 일상 속의 카레 이야기라는 타이틀이 신선했고 책 표지 뒷면에 있는 3개의 문장이 호기심을 불러주었다.

● 내 안의 용기를 꺼내는 주문
● 나라는 존재가 확실해지는 기분
● 온전히 좋아하는 마음으로 채우는 시간
 
그중 특히 눈길을 잡은 구절은 '온전히 좋아하는 마음으로 채우는 시간'이었고, 나는 온전히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읽으면서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아직은 온전히 좋아하는 것을 찾지 못했지만 좋아하는 것이 생겼을 때 그것으로 채우는 내 시간들이 기대될 뿐이다. 흐흐🥴)
그리고 이 책의 묘미 중 하나는 책 곳곳에 있는 카레 맛집, 사장님의 취향과 시간을 책 하나로 공유받을 수 있는 재미가 있다. 서론이 길었고, 이 포스팅을 읽는 당신을 카레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

오늘의 나에게 작은 쉼표가 되는 카레 이야기
카레는 하나의 음식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확실하게 좋아하는 무언가가 마음 한구석을 채웠을 때 삶의 작은 변화를 느꼈습니다. 누가 "뭐 먹을래?"하고 물으면, 잠시 고민하다 "아무거나"라고 대답할 때와는 다른 기분입니다. 크고 작은 고민이 깃든 삶 가운데서, 오늘의 나는 무엇을 먹고 느끼고 싶은지 명쾌한 답이 하나라도 있어 안심했습니다. - 본문 중・・・
*오늘의 기분은 카레
*작가님이 디자이너 일도 하고 계서서 그런지, 목차 마저 귀엽다

p.40

사실 쓸쓸함은 둘이 된다고 영원히 사라지는 감정은 아니다. 둘일 때도 외로움을 느껴본 적이 있다. 이젠 쓸쓸함을 삶에 종종 찾아오는 콧물감기 같은 일로 맞이한다. '어, 왔구나' 정도로 말이다. 물론 반갑지만은 않다. ··· 여러 사람과는 명사, 대명사, 조사, 전치사, 동사, 형용사 그리고 감탄사까지 섞어가며 말을 한다고 했다. 가상 세계에서 현실보다 더 생생하게 살아 있는 모습을 보면, '나는 누구인가, 여긴 어딘가'생각하게 되고, 둘이 있어도 쓸쓸함을 느낄 때가 있다는 지인의 말을 기억한다. '그래, 혼자나 둘이나 살기 힘든 건 마찬가지', '혼자가 나아' 하며 쓸쓸함을 달래지만, 결국 '서로를 그리워하는 존재와 관계'를 떠올리며 고개를 숙인다. 역시 다른 사람과의 비교로 위안이나 행복을 느끼려는 방법은 해롭다. 더는 남과 비교로 쓸쓸함을 달래진 않는다. 쓸쓸함을 조용히 마주한다.
 
p.80
생각을 표현하고 싶었다. 미대에 진학하고서는 말할 일도 많아지고, 글 쓸 일도 많아졌다. 발표 과제보다는 글쓰기 과제가 많았는데, 글쓰기는 말하기보다 편했다. 글쓰기에는 정답이 없었다. 말할 때와는 달리 글을 쓸 때는 문법이 틀리고 오타가 있어도 고칠 여유가 조금 더 있었다. ··· 어휘력을 탓할 필요는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색하더라도 단어 하나하나 말할 용기와 마음의 여유가 필요했다. 단지 어린 시절 내겐 용기가 없었다. 이제는 조금씩 용기를 내 단어를 하나씩 연결한다. 어렵고 어설플 때가 있다. 그래도 머뭇거리는 대신 말한다. 
 
p.102
스크램블드에그와 오믈렛 중간쯤이라고 해야 하나, 달걀흰자 색이 사이사이 보이는 오믈렛은 보드랍고 포슬포슬함보다는 푸슬푸슬함에 가깝다. 카레 소스와 함께 조금씩 떠먹으면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통통 튀는 듯 재밌게 씹힌다. "삶에는 단단한 순간도 있고 부드러운 순간도 있지. 여러 순간을 즐겨봐. 긴장은 조금 덜어내고 부드럽게"라고 내게 속삭이는 듯했다. 입안을 가득 채운 오믈렛의 조언을 몸과 마음에 담아 가게를 나섰다. ・・・ '쓸모 있는 사람이 되기 전에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다.' 
 
p.113
꿈을 이루기까지 갈 길이 멀다. 요리 배우기, 카레 레시피 연습하기, 일본어 배우기, 일본 카레 여행 다녀오기, 인도 카페 여행 다녀오기, 가게 공간 알아보기, 사업자 등록하기, 가게 브랜딩하기 ···, 그 외에도 내가 아직 모르는 일이 수만 가지일 것이다. 넉넉히 좋게 봐도 십 년은 넘게 걸릴 듯하다. 그래도 꿈을 향해 나만의 속도로 걸어보고 싶은 생각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 작가님 추천 식당 방문 예정 ✌🏻